이런 인생도 한번 살아보겠다고.
종일을 울다가
일어나 씻고
남은 떡국 데워 한숟갈을 밀어넣고
그리고
나는
다시 가라앉았다.
거울속에 나는
퉁퉁 부은 얼굴에
버림받은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다
내 감정과는 상관없이
내가 해야 하는 일들
내가 마주해야 하는 사람들
내가 부딪혀야 하는 현실들
다들 어쩜 그렇게들
하고 싶은 말을
잘하고들 사는지
처음에는 부러웠고
지금은
무섭다.
+
예전 언젠가도 똑같은 글을 쓴 적이 있었지
아무것도 못가진 내가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잘 살아왔다니,
그러니까 다 가진 니가 그정도 된거
그거 별거 아니라고.
그딴 하찮은 복수심 같은 걸로
내 인생 낭비 안할거라고.
난 내가 가고싶은 곳으로
내가 걷고 싶은 걸음걸이로 갈거야.
비틀거리고 느려터졌어도
가고 싶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일은
내 인생에 한번이면 족해.
내가 그랬지.
이게 나야.
이렇게 생겨먹은게 나야.
근데 넌 왜그러냐고 물으면
내가 뭐라고 대답해야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