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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릴 땐 아침잠이 진짜 많았었더랬다.

수능치기 이틀전까지 지각해서

엄마 속을 뒤집어 놓았던 거 생각하면

잠이 진짜 많긴 했었는데.

 

늙으면 잠이 없어지는 이유가

죽기전에 철들라고 그런거랬는데.

죽을라면 아직 그래도 좀 남았을텐데

정말 잠이 많이 줄었다.

 

밤에 아무리 늦게자도

아침엔 여섯시면 눈이 벌떡벌떡 떠지고

밖에서 피곤해하다가도

집에 오면 또 아무렇지 않게 할일들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뭘 계획할 때

자꾸 아침시간표를 나도 모르게 계획한다.

숙제도 아침에.

글 작업도 아침에.

 

그리고 내일은 이번학기 첫시험.

학교에서 두어시간 (절대로 잘 될리 없는 환경) 앉아서

잡담반 공부반 하고는.

아.

안되겠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학교가야지.

그렇게 계획을 짜고 누웠다.

 

그리고 무려 한시간 반동안 멀뚱멀뚱하다가.

다시 책상 앞으로.

 

그렇게 잘 떠지던 눈도

결정적인 날 (내일같은) 안떠질까봐

불안한 건 사실...

 

그치만 뭐.

공부는 내가 노력한만큼 나올거니까.

기대도 실망할 것도 없다.

 

2.

오빠랑 민기선생님이랑 우리집 방문.

오빠덕에 1일 1식 하던 생활에서

무려 1일 2식이나 하고.

돌아오는 토요일에 한국 들어가는 오빠.

생각만큼 시간을 같이 못보내서 아쉬웠는지

금요일에 브리즈번 나오란다.

오빠랑 나 사이에

아주 오랫동안 그어져 있던 금이

완전히 사라진 것 같지는 않지만

오빠도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누구보다 오빠를 잘 아는 내가

오빠가 나에게 표현하려고 노력하는게

너무 잘 보여

서운하다고 말도 못하겠다.

아.

금요일 브리즈번 만남에서

나 또 폭풍오열 예상되는데.

걱정.

 

3. 

숙면용 맥주 한병 마시고

잠이나 자자....

 

 

+

친밀함과 예의에 대한 생각.

 

친하다고 생각되어도

한번씩 튀어나오는 예의없는 모습들은

내가 가졌던 친밀감도 퇴색시켜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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