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백번을 결심했었다.
가볍게 살겠다고.
백번 했던 결심을 백번 어긴다는 건
내 결심을 지키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 결심을 지키지 못하는 자신을 너무 잘알면서
자꾸 또 결심하는,
그 포기가 안되는 욕심때문에 괴로운거다.
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진중하고
스스로에게 가벼운 사람이 되고 싶지만
스스로에게 한없이 무거워지는게 버거워
타인에게만 한없이 가벼워진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아는 사람,
나는 김애란의 "영원한 화자" 같은 사람이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알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허황된 기대가 너무 커
딱히 나를 잘 안다고 하기도 힘든 사람인 것 같다.
(알면서 이렇게 멍청하게 살리가 없지)
밖에 나가 사람들과 재잘재잘 잘도 떠드는 나를 문득 생각해보면
내가 이 우울증에서 벗어난건가 싶지만
집에 돌아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
책상위에 놓여있는 빈컵만 봐도 눈물이 쏟아지는 걸 보면
나는 아직 그렇고 그런 사람인거다.
그래도
그 와중에
단 하나 희망,
난 그런 내가
별로 싫지는 않은 것 같다.
뭐.
이렇게 스스로를 괴롭히면서
자기 고문 즐기면서 사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라 해두지 뭐.
긴주말에 대한 큰 기대에 보태어
열두시간 학교에서 머물러야 하는
목요일 스트레스 넉두리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