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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일이면 시험 끝.


오픈북이기도 하고

워낙 싫어하는 과목이라

사실 다른 과목들만큼 마음쏟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시험 끝나면 홀가분할거라 생각했건만.

그렇지만 턴잇인 돌려서 드래프트 해야 하는 에세이

2000자 분량 드래프트 가능한 마케팅 피티

그정도 끝내야 한숨 돌리고 크리스마스 할리데이를 맞겠구나.

학교가.

참.

시키는게 많다.

 

 

 

2.

오늘 골드코스트는 36도.

더울 때 한모금 마시는 맥주는 맛있지만

덥긴 참, 덥다.

 

 

 

3.

요즘 한국뉴스에도 가끔 보도되는

호주 한인 폭행사건.

나 사는 곳은 워낙 시골이고 작은 동네라 그런 걱정 안했는데.

결국 여기도 몇일전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다.

매일같이 내가 지나다니는 길에서

매일같이 내가 건너는 건널목에서

한국인 유학생이 신호등을 기다리다

그냥 아무 이유없이 엄청 맞았고

코뼈가 나가고 입안이 다 터졌다고 했다.

 

겁많은 나는

그냥

집에만 있으려고 노력중이다.

 

예전에 읽었던 글중에 생각나는 구절이 하나 있는데

'세상이 바뀌길 기대하기보다

집까지 바래다 주는 남자친구가 있길 기대하는

비겁한 나'

라는 그 구절.

참 사무치는 요즘.

그런 어른은 되고 싶지 않았는데.

 

 

 

4.

누군가를 많이 좋아하면

그 사람이 필요해지고

그 사람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필요해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려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만큼

세상에 나쁜 죄는 없다.

그런 감정은 받지 않는 편이,

위험한 밤거리를 혼자 걷는 한이 있더라도

백배 나은거라고 생각했다.

 

 

 

5.

필요와 애정을 헷갈려하던 시기가 지나고

토요일 밤

마음 쓰이는 일을 겪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이제 무너지는 거 그만.

밥잘먹고 씩씩하고

단단하게 살자고.

 

 

 

6.

일요일, 사랑하는 언니 기일.

벌써 네해가 흘렀다.

 

신부님에게 나와 언니와 우리모두의 용서를 비는

기도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몇줄 되지 않는 편지를

30분이 넘게 걸려서 쓰고

봉투에 담는데

눈물이 쏟아졌다

성당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눈물콧물이 뒤범벅이 되어 흘러내렸다.

이유가 뭔지는 정말 모르겠는데

그게 딱히 내 잘못이라고 말도 못하겠는데

정말 언니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언니의 외로움 언니의 슬픔

나 그거 뭔지 모르지 않는 사람인데

누구보다 내가 잘 아는 사람인데

언니를 너무 외롭게 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이렇게 일주일에 한번 성당에 나가

한시간씩

언니를 위해 기도하는게

뭐가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그동안 이렇게 살았나,

미사 시작해서 끝날때까지 내 머릿속은 온통 그 생각뿐.

원하시지 않는 선택이었지만

지금쯤이면 천국의 문을 열어주셨기를 바라며

가슴을 치며 참 많이 울었다.

 

언니를 위해 기도해야지.

아빠를 위해 기도해야지.

 

 

 

6.

참. 이렇게도 살아지는 내가

너무 싫다.

연애라는 놀이

사랑이라는 감정

그런거 때문에 혼자 울렁거려하고

거지같이 혼자 마음쓰고

그런거

참 싫다.

 

 

 

7.

옛사랑 가사중에

 

'사랑이란게 지겨울 때가 있지'

 

나 이거

진짜 무슨 마음인지 알 것 같은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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