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화라 못알아들을까봐 걱정했는데.
'첫장면부터 울컥해. 눈물 조심'
카톡 받자마자 눈물 터져서 끝날때까지 울었다.
아 진짜 궁상맞아보였겠지.
동양인 여자애가 혼자 앉아서 펑펑 울다니.
좀 궁상스럽긴 했을거야.
집에 오는 길.
내 걱정을 김장등 각종 가사노동으로 승화하는 우리엄마 김효모 여사의 전화.
걸어가며 통화하는 소리를 듣더니
'어디갔다 오는 길이야?'
-응, 영화보고 집에 가는 길. 술도 한병 사가지구.
'혼자 갔었어?'
-응.
'응. 딸래미 즐거운 시간 보내'
이렇게 나를 잘 아는 우리엄마.
왜 영화를 혼자 보러 갔냐는 식상한 질문을 하지 않는 우리엄마.
딸래미는 혼자 극장 가는 걸 좋아하고
딸래미는 혼자 술마시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걸 걱정이라 생각하지 않고
취향이라고 존중해주는 우리효모.
영화 마지막 장면에
아빠의 임종을 지키는 딸의 모습에서
미친듯이 터져가지고.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까지 못나가고
계속 울었는데.
아빠.
미안해.
나 바르게 못살고 있는 거 같아서.
이렇게밖에 못살아서.
속상해.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