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시에 학교가서 밤 열한시까지 공부하고 왔다.
정말 하루종일 공부만 했다.
그런데도 이번주 과제를 다 못했다.
정신놓고 살았던 지난 몇달간을 떠올린다.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지내던 때가 있었으니 이 바쁨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쓸모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
언젠가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보았기에 알게 된 내 자신의 가치였다.
사랑받고 사랑하던 그 시절은 가고 없지만
혼자인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 것은
그 시절의 기억이 내게 남아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