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빠와 내가 둘이 살고 있는 이 집에는
에어콘이 두대 있고 선풍기가 한대 있다.
선풍기가 한대 더 필요해서 사기로 했는데
기분이 참 이상하다.


선풍기야 돈 2~3만원이면 살 것이고,
이미 한대 있는 것은 어찌나 겸손하신지
머리를 위로 들 수가 없는 아이라
언젠가 이사갈 때 버림받을 상황이니
선풍기 한대 더 산다해서 이상할 것도 없는데.


점점 더 많은 것을 가지게 되었는데도
더 많이 필요해지는 것이 신기하다.


어느 원주민들이 원숭이를 잡는 방법중에
원숭이가 좋아하는 견과류를 상자안에 넣어놓고는
손이 들어갈 정도의 구멍을 뚫어놓는단다.
원숭이가 상자안에 손을 넣으면
손에 쥔 음식때문에 손이 안빠지는데,
먹을 것을 한번 잡으면 절대 놓지 않는 원숭이의 습성을 이용한 방법이란다.


손에 쥔 것때문에 자신이 죽을 지도 모르는데
왜 미련하게 잡고 있을까, 싶지만
나도 결국 그런 모습인가?


더 많이 가지는데 필요한게 많아지고,
편리한게 늘어가는데 우린 늘 더 바쁘고,



늘, 진심을 다했던 사람이 제일 상처받기 쉽고...

뭐지.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