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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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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무언가에 대해 무뎌진다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

 

누군가에게 처음 상처를 받으면

마음이 쓰리고 아프다가,

동일한 일들이 반복되어갈 때,

더이상 마음이 쓰리다거나 아프다거나,

그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

 

물론 감정적으로 덜 힘들어질 거고

(익숙한 일이니까)

어떤 면에서는 덜 아픈 일이 될 수도 있는거지만,

 

그렇지만,

그것만큼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 일은 없는 것 같다.

 

분명히 아파야 할 일이고

분명히 슬퍼야 할 일이었는데

아. 그랬구나. 하고선,

그냥 넘어가게 되는거.

 

내 영혼이 사라지는 일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차를 사야겠다고 결심하고는

과장 조금 보태서 차를 백대는 본 것 같다.

처음에는 이차도 좋아보이고 저차도 좋아보이더니

그다음부턴 점점 무뎌지고

나중엔 시동을 걸어보는 것도 의미없게 느껴질만큼.

그렇게 익숙해졌다.

 

집에 돌아올 무렵엔,

나에게 차가 꼭 필요한가, 라는 근원적 질문에 도달하기까지 했고.

(물론 나는 정말 지금 차가 필요하다. 그래서 사야하는데.

마음에 드는 차가 없으니 스트레스다.)

 

반복.

반복이 주는 무뎌집.

 

마음을 다해 사는 삶을 꿈꾸니까,

내가 좀 더 아프더라도,

내가 좀 더 쓰리더라도,

 

누군가가 날 아프게 할 때마다

울 수 있는 사람.

익숙해지지 않는 사람이 되고싶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이다.

 

 

해피발렌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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