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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가방에 들어있던 아이팟 클래식을

오빠가 들어올 때 부탁해서 받았는데.


정말 오랜만에 이 노래를 들었다.

 

사랑받지 않고

상처받지 않고.

 

그렇지.

사랑받지 않으면

상처받을 일도 없지.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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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것만 해도 되긴 하지.

근데 그게 훨씬 더 어려울 걸.

내가 남하고 다르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

그거 몹시 힘든 일이야.

모든게 다 자기 책임이 되거든.

안전한 집단에서 떨어져나와 혼자여야 하고.

정해진 가치에 따르지 않으려면

하나하나 자기가 만들어 나가야해.

또 무리에서 떨어져 나가면

끊임없이 자기에 대해 설명해야해.

경쟁을 피하는 소극적 태도가 아니라

남과 다른 방식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일이라면 말이야.

 

어쨌거나 나는 네 선택이 마음에 들어.

우리. 재미없는데도 꾹 참으면서 남들한테 맞춰살지는 말자.

혼자면 재미없다는 것,

그것도 다 사람을 몇무더기로 묶은 다음

이름표를 붙이고 마음데로 끌고다니려는 잘못된 세상이 만들어낸

헛소문 같은거야.

혼자라는게 싫으면 그때부터는 문제가 되겠지만

혼자라는거 자체는 문제가 아니거든.

 

하나의 공간에 함께 있는 순간에도

어쩌면 우리에게는 각자의 시간이 따로 있어

서로 다른 파이프를 따라 엇갈려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

서로를 향해 달려왔지만

우리가 가장 가까운 순간이란

이제부터 멀어져야 하는 시간이 시작된다는 뜻 아닐까.

 

 

하지만 오로지 충고하기 위해 상대의 말을 듣는 척하는 인간.

말이 시작되자마자 이미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듯 결론을 내려버리는 인간들 앞에서는

도대체가 말문이 열리지 않는다.

특히 나 자신에 관해서라면, 한마디도 해주고 싶지 않다.

듣기도 전에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도 똑같이 해준다.

입을 열기도 전에 벌써 오해받을 게 뻔하다고 단정해버리는 것이다.

고집이 세고 주의가 산만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 나를 이렇게 평가하지 않은 선생은 단 한명도 없었다.

내 생각과 맞지 않아 안 따른 것 뿐인데.

고집이 세다니?

어른들은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무조건 고집이 세다고 말한다.

그들과 나의 생각이 서로 달랐고, 내가 그들을 설득하지 못했듯이

그들도 나를 설득하지 못했는데

왜 나만 고집이 세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은희경, 소년을 위로해줘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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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도 사랑이라면 사랑이겠지.

세상엔 한마디로 정의될 수 없는

육십억개의 사랑이 있을테니까.

 

어디서부터 잘못되어버린건지 알 수 없는,

어쩌면 아무것도 잘못되지 않았으나

내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버리고 만

참 낯설은 관계 설정.

 

다 내 잘못이려니, 한다.

 

에너지가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나의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상처주는 말을 내뱉지는 않아야지.

기다리게 하는 사람보다

기다려주는 사람

상처주는 쪽과 상처받는 쪽을 택하라면

상처받는 쪽이 편한 사람.

비판하기보다 칭찬해주는 사람.

 

그리고

매 일분 일초

마음을 다해 사는 사람.

사랑의 힘을 지성이라 믿는 사람.

 

그게 나였다.

 

그런 방식의 사랑을 택하기로 결심한 것이,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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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생일 축하해.

함께였다면
올해 예순둘이 됐겠다.
내 기억속에선
영원히 쉰살이지만.

아빠가 멋진 중년으로
내게 영원히 기억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야.

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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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비가와서 그런지

인터넷 접속이 잘 안됐다가

오늘은 잘된다...ㅎ

 

어젠 학교 동생들 (그래봤자 둘)을

집들이 겸, 저녁초대.

사실 요리하기 좀 귀찮아서

로즈마리 넣고

통삼겹 로스트...

세상에 이렇게 간단한 요리가 존재한다니 ㅋㅋㅋ

그냥 다 때려넣고 오븐 온도만 맞추면 되니.

그래도 다들 맛있게 잘 먹어서 다행.

 

간만에 술을 많이 마셨다.

요즘은 그냥 맥주 한두병 마시는게

다였는데

어젠 제대로 소맥...

 

힘들다.

몸이 예전같지 않구만.

 

오늘은 날씨가 좋으니

일단 빨래를 좀 해보자.

빨래하고.

병원 들렀다가.

 

힌즈댐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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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빠를 호주에서 만나다니.

기분이 좋으면서도

뭔가 이상한 기분.

 

오빠가 처음으로 나를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한가지,

아 너 영어 잘하는구나.

 

여기선 나도 그저그런 외국인이지만

오빠보다 확실히 잘하는거 하나는 있어서

다행이었네 ㅋ

 

그래도 알뜰 살뜰 됐다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파티다니고 할 때 (그 한번이 전부였건만) 쓰라고

예쁜 색깔 화장품이랑

다꼬기가 갖고 싶어했던 지갑

트렝 화장품까지 다 챙겨왔다.

 

그래.

가식이어도 좋으니

가는날까지 이 평화를 깨지말고

잘 지내자.

제발.

 

 

2.

새집에서 맞는 두번째밤.

어젠 이삿짐 옮겨놓고 원래있던 집에

새사람이 저녁에 바로 들어오기로 해서

짐만 내비두고 나가서 집에 열시에 들어오고

오늘도 아침 열시부터 나가 아홉시쯤 귀가.

다행히 가족들 모두 안자고 있어서

인터넷 연결 무사히 하고.

난 커피마시면서 일기쓰는 중.

 

모카포트로 내려먹는 이탈리안식 커피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지만

귀찮다...

커피 끓이고 나서 찌꺼기 버리는 거랑

보일러 씻는거도 그렇고.

머신 고고합시다...

 

 

3.

2월달에 내가 써재낀 돈을 생각하니

뒷목잡고 쓰러질 노릇이지만

어쩔 수 없다, 라며

나는 오늘 네비를 샀다 ㅋㅋㅋㅋㅋㅋㅋ

오디오만 바꾸면 더이상 차에 투자할건 없다.

오빠가 이럴 때

동생아 니가 차를 샀으니

내가 너에게 오디오를 선물하마, 라며

한 삼백불 투척해주면 좋으련만.

그럴리는 없겠지.

넌 소나무니까.

사시사철 한결같이 푸르른.

 

 

4.

난 이집이 너무 좋다.

어젯밤 자려고 누웠다가

빗소리에 일어나

유리문 앞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밖을 내다보는데

이것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 같았다.

 

윗층 부부 섀넌&브래드도 너무 좋고

아들 재키도 귀엽고

심지어 이집 고양이. 이름은 위스키.

얘는 내가 문열어놓으면 내 방에 들어와서

쇼파에 앉아서 티비도 보고

키보드 위를 걸어다니고.

 

이 평화.

불안하지만. 좋다.

 

꽃앞에 주어진 운명이 시드는 것뿐이라 한들,

피어나길 주저하겠냐는, 그 말처럼.

 

머지않아 이 평화가 사라지고

다시 끝없이 가라앉는데도

불안해하지 말아야지.

 

지금의 이 평화와 내가 가진 행복.

마음껏 만끽해야지....

 

 

 

5.

그리고 나는

보고싶다. 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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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무언가에 대해 무뎌진다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

 

누군가에게 처음 상처를 받으면

마음이 쓰리고 아프다가,

동일한 일들이 반복되어갈 때,

더이상 마음이 쓰리다거나 아프다거나,

그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

 

물론 감정적으로 덜 힘들어질 거고

(익숙한 일이니까)

어떤 면에서는 덜 아픈 일이 될 수도 있는거지만,

 

그렇지만,

그것만큼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 일은 없는 것 같다.

 

분명히 아파야 할 일이고

분명히 슬퍼야 할 일이었는데

아. 그랬구나. 하고선,

그냥 넘어가게 되는거.

 

내 영혼이 사라지는 일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차를 사야겠다고 결심하고는

과장 조금 보태서 차를 백대는 본 것 같다.

처음에는 이차도 좋아보이고 저차도 좋아보이더니

그다음부턴 점점 무뎌지고

나중엔 시동을 걸어보는 것도 의미없게 느껴질만큼.

그렇게 익숙해졌다.

 

집에 돌아올 무렵엔,

나에게 차가 꼭 필요한가, 라는 근원적 질문에 도달하기까지 했고.

(물론 나는 정말 지금 차가 필요하다. 그래서 사야하는데.

마음에 드는 차가 없으니 스트레스다.)

 

반복.

반복이 주는 무뎌집.

 

마음을 다해 사는 삶을 꿈꾸니까,

내가 좀 더 아프더라도,

내가 좀 더 쓰리더라도,

 

누군가가 날 아프게 할 때마다

울 수 있는 사람.

익숙해지지 않는 사람이 되고싶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이다.

 

 

해피발렌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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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 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귀절을 쓰면 한 귀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김남조,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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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생도 한번 살아보겠다고.

 

종일을 울다가

일어나 씻고

남은 떡국 데워 한숟갈을 밀어넣고

 

그리고

나는

다시 가라앉았다.

 

거울속에 나는

퉁퉁 부은 얼굴에

버림받은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다

 

내 감정과는 상관없이

내가 해야 하는 일들

내가 마주해야 하는 사람들

내가 부딪혀야 하는 현실들

 

 

다들 어쩜 그렇게들

하고 싶은 말을

잘하고들 사는지

 

처음에는 부러웠고

지금은

 

무섭다.

 

 

+

예전 언젠가도 똑같은 글을 쓴 적이 있었지

아무것도 못가진 내가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잘 살아왔다니,

그러니까 다 가진 니가 그정도 된거

그거 별거 아니라고.

그딴 하찮은 복수심 같은 걸로

내 인생 낭비 안할거라고.

 

난 내가 가고싶은 곳으로

내가 걷고 싶은 걸음걸이로 갈거야.

비틀거리고 느려터졌어도

가고 싶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일은

내 인생에 한번이면 족해.

 

내가 그랬지.

이게 나야.

이렇게 생겨먹은게 나야.

 

근데 넌 왜그러냐고 물으면

내가 뭐라고 대답해야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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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울하거나 기분이 가라앉으면

사람들은 걱정하지만

난 그 우울한 상태에서 안도감을 느낀다.

우울하면, 불안하지가 않다.

 

오늘은 정말 너무 모든 일이

너무 잘 굴러가서....

뭔가 모르게 불안한 기분마저 든다.

 

너무 들어가고 싶었고,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은 집이어서

안될거라 생각했는데.

 

아. 그 숱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나를 고르다니.

(역시, 웃기는데 장사없다는 말 틀린게 없다...ㅋ)

 

정말 초인종 누르기도 전에 첫눈에 반한집이라,

완전 안전하고....

내가 그토록 바라던 바다 가까운집에,

정말 다 갖춰진.

심지어 그와중에 1층 전체를 혼자만 쓰는데

(2층 사는 주인 가족들과는 다른 입구 사용)

가격도 싸고....

주인들도 아...진짜 어디서 이런 사람들이 갑자기 나타난걸까 싶을 정도로...

(물론 여기 사람들을 첫인상보고 판단하면 안된다는건

내 경험이 알려준거지만. 느낌은 너무 좋다...)

정말 내가 바라던, 딱 바라던 집.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완전 혼자사는 집은

무서워서 도저히 안되겠다고 결심했고.

그와중에 이런집이 걸리다니.

아. 너무 좋다.

 

 

하다가

갑자기 너무 잘풀리니까

뭔가 불안한 이기분은 뭘까.

 

 

갑자기 심장이 콩닥콩닥하는데

미친건가.

아 불안해.......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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