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dget Bang's Diary'에 해당되는 글 144건

  1. 2013.01.18 - 5
  2. 2013.01.17 - 6
  3. 2013.01.16 - 2
  4. 2013.01.16 - 4
  5. 2013.01.14 -
  6. 2013.01.13 -
  7. 2013.01.12 - 4
  8. 2013.01.09 -
  9. 2013.01.08 -
  10. 2013.01.07 -

-

|

 

 

한잔하고픈 마음에

술을 사다 쟁여놨는데

잠이 쏟아진다.....

 

이거 한병 땄다가는 한잔 먹고 바로 고꾸라질 분위기.

 

일단 두어시간 자고 일어나....

맑은 정신과 경건한 몸과 마음으로

마셔야지....

이 비싼술을 아무렇게나 마실 수야 없다....

 

일단 알람세팅하고 침대 고고 ㅋㅋㅋㅋ

 

(공부를 이렇게 좀 해라....

그치만 담주부터 셤공부 할거니까

이번주말은 하고싶은거 다 할거다!!!)

 

근데 다 써놓고 보니까 나 너무 찌질해 ㅋ

술마실라고 알람맞추는 인간이야 ㅋㅋㅋ

 

 

 


 

And

-

|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바닷가...

사람들은 잘 모르는 쪽인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바닷가...

근데 걸어서는 가기 곤란한 곳이라

버스타고 가야하는게 함정 ㅋㅋ

멀지는 않으니까 그래도 갈만하다....

갑자기 사진보니까 또 가고싶으네 ㅋㅋㅋ

머리 복잡하고 가슴 답답할 때

저기가서 딱 한시간 걷고

모래밭에 앉아서 책 삼십분 읽으면

기분전환 완전 제대로 할 수 있는 곳.

 

 

 

미친 마케팅의 결과물.

그룹아이들 각자 파트 조합을 내가 하게 되서

(밑에 워드파일 다 보이는가....저걸 다 조합하는거였음....ㅋㅋㅋ)

이 발영어로 그래머 체크부터 주어 통일 시키는 거까지 다 하느라

정작 내 파트는 개허접의 극치였지만....

욕을 먹든 점수가 낮든간에

끝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뻐서 눈물날 것 같던 지난주 목요일의 흔적.

 

 

 

한국에 있을 때는 정말 맥주 안마시는 사람이었는데

여기와서 정말 맥주를 너무 사랑하게 되었다.

내가 젤 좋아하는 toohey's.

엑스트라 드라이는 좀 더 비싸서

누가 사주지 않으면 new만 마심.

(솔직히 저게 더 맛있기는 함 ㅋ)

j 와이프가 그려준 나.

저 그림에서 마음에 드는 구석이라곤

참이슬밖에 없다...

머리도 촌스럽고 옷도 촌스럽고

저 사실적인 다크써클 최고 싫다...ㅋㅋㅋㅋ

그래도 뭔가 웃겨서 영원히 간직하겠어...ㅋㅋㅋ

 

 

 

스타벅스 커피 안좋아하는 사람, 나.

항상 로스팅이 과한 탄맛이 나랑 안맞다.

케찹이는 강배전 맛을 좋아해서

스타벅스를 좋아한댔는데...

핸드드립 마시면서부터는

강배전 종류는 다 안마시게 되는데.

그래도 j 와이프(내 절친임 ㅋ)랑 둘이 서퍼스 나들이 간날.

맛있는 일본라멘먹고...

완전 관광객모드로...사진찍고 돌아다니기...

뭔가 정말 기분전환 제대로 한날...

스타벅스 그란데에 무려 에스프레소 4샷으로....ㅋㅋㅋ

나도 가만보면 한번씩 정상 아닌건 확실하다고....ㅋㅋㅋ 

 

 

 

난 한번씩 j가 진짜 웃기다고 생각하는데

저걸 캡쳐해서 나한테 보내준 그 아침에

나 정말 웃다가 오줌 지릴뻔했다....ㅋㅋㅋ

우리는 과제하느라 밤을 샜고...

하다하다 도저히 미치겠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j가 중국아이인 max에게 문자를 보낸거지...

보낸시간은 우리가 한창 미쳐가던 밤 12시를 넘긴 시간...

(숙제의 성질을 전혀 모른채) 천하태평 주무시고 계셨을 맥스님은

다음 날 아침 밤을 꼬박샌 우리가 학교갈 무렵에

저렇게 문자를 보냈는데.....ㅋㅋㅋ

저걸 캡쳐해서 나한테 보낸 j의 멘트...

"훗...진정한 용자다....노 워리쓰에서 감동의 쓰나미가..."

그밑에 j가 쓴건 욕이라서 내가 여기 안쓰지만....ㅋㅋㅋ

아 난 정말 웃음 코드가 좀 이상한가....

그냥 이게 너무 웃겨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긴 j가 좋아하는 안주는 맥도날드 감자튀김.

저날 나는 맥도날드에서

라지 사이즈 감자튀김 8개와 맥바이츠 2개를 주문하는 j를 보며

역시 스케일이 다르다고 느낌 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냥 저렇게 주문하는 것도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퍼스 바닷가.

늘 위험하다고만 생각해서 저녁엔 간적이 거의 없었는데

j 와이프랑 한번 가봤더니...

전~~~~~~혀 위험하지 않고

구경할 것도 많고 너무 재미있었다...

가끔은 가도 되겠구나, 싶은 생각.

이틀 연속 서퍼스 나들이, 둘쨋날.

 

 

 

 내가 이상한걸로 잘 우는 거 이미 소문났지만...

이 인형을 봤는데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혼자였음 울었을텐데

옆에 누가 있어서 터지는 눈물 참느라 아주 식겁을 했네.....

이유가 뭘까. 저 인형보고 눈물나는.

저거 사고싶다.

 

 

오늘.

너무 좋아하는 신발이지만

페브릭이라 때가 잘 타서 아껴신는 중인 신발이랑

무려 영국에서 직접 주문해서 구입했던 내가 사랑하는 가방 ㅋㅋㅋ

몰라, 그냥 난 오늘

저 신발 신고 저 가방 메고 있는 내가

좀 예쁜거 같았어 ㅋㅋㅋㅋ

 

 

난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가 너무 웃겨........ㅋ

일단 웃긴 첫번째 이유는

니가 니 프로필 사진에 내 발을 해놓은게 제일 웃기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다음에 이름만 들어도 빵터지는 만다린킴 ㅋㅋㅋㅋ

아 혹시 여기 들어오진 않겟지....

티스톨 블로그 사진편집엔 스티커기능이 없다....

이름을 가려야되는데 ㅋㅋㅋㅋㅋㅋ

갱아 너 근데 뜬금없이 쟤 얘긴 왜한거야 ㅋㅋㅋㅋㅋ

내 실속없던 과거 연애사, 이제 그만 놀리자?? ㅋㅋㅋ

아. 내가 뭘 좀 아는 시기에 파도가 밀려왔어야 되는건데

멋모르고 어릴 때 너무 빨리 찾아온거야.....

억울해. 억울하다고. ㅋㅋㅋ

 

 

 

마지막으로 오랜만에 내사진 ㅋ

일년에 몇번없는 화장하는 날.

밖에 나갈 때는 절대 안하고

다꼬기랑 둘이 놀면서 해야 제맛.

머리가 저렇게 보면 앞모리 있는 것도 나쁘진 않은 거 같은데.

상투 머리 할라면 어쩔 수 없다....

길러서 싹 다 넘겨야지....

근데 화장한거 표시납니까???

 

 

+

오늘 일기는,

좀 가볍게 쓰려고 노력했다.

일기 쓰면서 내 감정에 취하는 것도 좀 피곤한 것 같아서

오늘은 브리짓 감정 휴식일이어서.

가끔 이렇게 쓰는 것도 재밌네 ㅋㅋㅋ

 

근데 이거 쓰는데 두시간 걸린게 반전 ㅋㅋㅋ

 

 

 

 

And

-

|

 


 




 

지치는 밤.

나를 위로해주는 건


역시 음악뿐.

 

이쁘니가 골라준

편리왕님들 노래.

 

포기를 할 것인가 말것인가.

집에 가고 싶다아아아아아

이렇게 필요할 땐

꼭 필요한 프로그램도 안깔려있지요.

 

지치네.

졸린 마음보다 더 날 지치게 하는건

그냥

이 불편한 공기들.

 

 어쨌든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건

전경린, 김애란, 황경신, 전혜린, 김선우...

등등의 작가의 책을 읽는 것.

 

오랜만에 태우오빠 준홍오빠랑 얘기했던

이외수의 초기작들....

 

책을 선택할 여지가 없으니

매번 읽었던 책 읽고 또 읽고...

 

다음달엔 책이나 주문해야겠다....

 

페이퍼도 정기구독하고싶고....

 

 

어쨌든 확실한건

현실로부터의 탈출이 절실한 시점.


And

-

|



습관에 대하여.

 

인간이라는 동물이 가진 특성중에 하나가

쉽게 길들여지고 쉽게 익숙해지고

그리고

쉽게 잊는다는 것.

 

작은 넷북을 쓰다가

15인치 노트북으로 옮긴지 겨우 몇달.

들고 다닐 일 잘 없어 방치해뒀던 넷북을

오랜만에 꺼냈고

난 지금 그걸로 숙제하다 포스팅 작성중인데.

 

내가 이렇게 작은 화면, 이렇게 작은 키보드를

아무렇지 않게 썼다는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몹시 불편하다.

 

예전엔 정말 몰랐는데.

 

쪼금 더 큰 화면에 익숙해지면서

내가 느끼지 못했던 불편함이 더 커져간다.

 

인간이라는게 그렇다.

 

더 큰걸 가지면

더 작았지만 내게 더 절실했던 걸

잊게 되는거지....

 

나도 어느새

더 많이 갖고 싶어하고

내 말만 할 줄 아는

나쁜 어른이 되어간다....

 

현재시간 두시 이십이분.

 

숙제는 더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고

양치도 했는데 기분은 전환되지 않지만

무거운 공기도, 불편한 어색함도,

나름대로 견뎌내고 있는 중.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가 된 기분이 든다....

 

거리유지.

거리유지.

거리유지.

 

 

거리유지.

 

 


And

-

|

 

 

나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고 서운해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이 마음이란게 내가 '열려라, 짠!' 한다고 열리는 것도 아니고

나도 알 수 없는 사이에 의지하고 녹아들고 하다가

정신차려보면 활짝 열려있는게 마음 아니던가.

 

난 그걸 잘 알고 있었다.

아무에게나

친한 척 하는 건 어렵지 않다.

마음을 다 연 척 하는 것도 할 수 있다.

그냥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사람들에게 훨씬 마음을 더 많이 열게 된 지금

(아무도 안믿겠지만)

 

결국은

이렇게 후회한다.

 

한번 무너진 경계선 앞에선

이것 저것 정신없이....

무너진게 경계선만이 아니더라.

내 정신, 내 가치관, 내 믿음.

모든게 송두리째 흔들리는 기분.

 

모두와

적정한 거리를 좀 지키고 싶다.

 

내가 아직 무언가를 누군가와 나눌 준비가

안되어있는 것 같다.

 

흔들리는 것,

상처받는 것,

남겨지는 것,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기엔

내가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

 

 

평화로운 거리 유지.

 

노력해보자.

 


And

-

|

 


 

 

 

요즘은 이 언니에 빠져서...

저번에 키친세션때 부른 곡도 좋고

이곡은 원곡은 좀 땐스곡 느낌이라 싫었는데

어쿠스틱 버젼 넘 좋다...

다시 태어나면 이런 목소리로 태어나고파...

 

내가 왜 노래제목이랑 가수를 안쓰냐면 ㅋㅋㅋ

혹시 사람들이 검색하다 들어올까봐 ㅋㅋㅋ

 

 

오늘은 정말 너무너무 더웠다.

난 추운거보다 더운게 더 낫긴한데

이건 정말 사람이 익는 기분...

아 이러다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

1층 현관에 종일 앉아있었다...ㅋ

내방은 전기밥통안에 앉아있는 기분이 드니까는.

 

김효모님 뉴스로 호주가 몹시 덥다는 소식을 접하시고는

전화로 하신 말씀...

 

에어컨이 필요하면 사거라...

내 너의 계좌에 돈을 쏴줄 것이니...

 

 

엄마 사랑해 ㅋㅋㅋㅋ

 

하지만 고민중...

과연 산다고 시원해질 것인가.....

 

그치만 효모마음은 고마와요 ♡

 

 

 

 

+

술안마시는 사람들한테

술마셔 술마셔 푸쉬하는 것도 싫지만

술 한방울 안마시면서 술자리에 끝까지 남아있는 사람들도

난 이해가 안된다...

 

뭔가 편안한 술자리는 딱 술마시는 너댓명 앉아

주거니 받거니

다 같이 마시고 다 같이 취하는건데...

 

술 안마시는 애들 술자리에 불러다놓고 먹이려는 것도 싫고.

안마시면서 사람들 취해가는 거 구경하는 애들도 싫고.

이래서 술이란 만사 혼자 마시는 것이 장땡인거지...

갑자기 일 커지니 또 가기 싫으네.

에휴.


 

And

-

|

 

 

언제나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마음편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조금 더 손해를 보더라도

내가 먼저, 더 많이 부산스럽게 굴어야해도

그냥 그게 좋았다.

 

연애든 친구관계든

그냥 내가 있을 때 베풀고

내가 능력될 때 도와주고

돌려받지 못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나'라는 개인이 변한건지 나이가 나를 변하게 한건지 몰라도

이제 그런거 싫은거 같다.

 

이용당하는 이런 기분도 싫고

자기속 안드러내면서 남의 속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밉고

처음부터 이렇게 형성된 이 관계들도 싫다.

 

나만 손해보고 나만 이용당하는거 같은 이런 기분.

 

 

싫어.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


 

And

-

|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

남들 웃는 일에 웃고

남들 우는 일에 울고

남들이 행복할 때 행복해하면서.

 

내가 선택해서 이렇게 된 것도 아닌데

가끔은 억울하단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젠 바닥끝까지 내려가는 나를 어쩔 수 없더라...

 

 

이런 나를 그냥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말고...

 

그냥 좀 세밀한 사람이라고 봐주면 안될려나...

 

 

 

+

왜 자꾸 나를 웃게 해.

그렇게 웃고 나서 고개 들면 보이는 니 뒷모습

더 아픈데, 나는.

 

 

 

 


And

-

|

 


 

 



 

Stood in the rain and watched you go


I feel lump in my throat

and this is far from joy

I never seemed to learn

that high makes things harder,

that high I get from you

 

I've figure out that joy is not in your arms

I know I'll always ache with an empty heart

I think it's time to run

'cause I'm seeing stars, I'm seeing stars watch me fall apart

 

I think of dying all the time

but I've got joy to take my side

fear is my favorite ride

 

I've figure out that joy is not in your arms

I know I'll always ache with an empty heart

I think it's time to run

'cause I'm seeing stars, I'm seeing stars watch me fall apart

 

And then you see...

 

I've figure out that joy is not in your arms

I know I'll always ache with an empty heart

I think it's time to run

'cause I'm seeing stars, I'm seeing stars watch me fall apart

 

 

 

이런 노래.

정말 내 마음같다고 느끼는 노래 발견하면

아무것도 하기 싫고

하루종일 노래만 듣고 있고 싶어진다...

 

뭔가 씁쓸하고 아쉬운 저녁.

 

헛헛한 가슴덕에

또 숙제는 뒷전.

 


 

And

-

|

 

 

 

나는 신발끈 매주는 남자에 대한 환상이 있다.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독서실에 다니던 고2짜리 오빠를 짝사랑했었다.

그 오빠는 말하자면,

그 독서실의 연예인같은 존재였는데

그 오빠가 타고오는 독서실 차가 도착하는 시간이면

휴게실 창문에 여자애들이 붙어서 웅성댈 정도로

인기가 많은 오빠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생긴 얼굴은 아니었는데

뭐랄까, 귀요미상. 그런 얼굴이었었다.

 

우연찮게 아는 언니를 통해서 그 오빠와 처음 인사를 하게 됐고

후로 오빠가 나를 몹시 귀여워했었다.

독서실에서 친하게 지내던 언니오빠들이랑

그 오빠집에서 짜장면 시켜먹고 논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오빠 방에 농구선수들이 들고 다닐법한 커다란 스포츠백,

그 한가득 여자애들에게 받은 편지를 본 날,

아. 이 오빠는 그냥 연예인같은 사람.

감히 나따위는 좋아한다는 말도 할 수 없는 사람이구나.그런 생각을 했었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인기도 좋은데 매너까지 좋으니

나같은 애한테는 관심도 없겠구나, 했는데

오빠가 씩 웃으며 열어 보여준 책상서랍에

딱 하나. 내가 전해준 편지가 있었다.

그때 오빠가 한말은

'니껀 그런데 같이 안둬. 여기 특별하게^^'

그때부터는 그 오빠 얼굴만 봐도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였었지.

 

그랬던 그 오빠가,

그 슈퍼스타같던 오빠가,

신발벗고 들어가는 만둣집에서 만두를 먹고 나오다가

끈이 풀려있는 내 운동화를 보고는

무릎을 꿇고 앉아 신발끈을 예쁘게 매주었다.

 

그때가 아마 고1무렵이었는데.

정말 시간이 많이 흘렀어도,

그날 내 심장뛰는 소리가 아직 기억날만큼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그 오빠와는 그냥 좋은 오빠동생사이로 꽤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면서

많이 편한 사이가 되었고

웃으며 그때 내가 오빠 좋아했었어, 하게 되었지만

지금도 그때의 그 쿵쿵거림을 잊을 수가 없다.

 

그오빠가 처음이자 마지막 운동화 끈 매주는 남자였는데.

 

 

그가 운동화 끈을 매주었다.

풀려버린 오른쪽 신발끈, 벤치에 앉아있으니

나중에 일어나면 메야지, 하고 그냥뒀는데

물끄러미 보다가,

벤치에서 일어나 밑으로 내려가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낮추고는,

그렇게 예쁘게 신발끈을 묶어주었다. 

 

내가 운동화 끈 매주는 남자에 대한 환상을

얘기한 적도 없었을텐데.

 

갑자기. 순식간에.

 

여러 사람들 틈속에서

내가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

 

아,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도 비집고 나올 틈이 없을만큼

심장이 쿵쿵거렸다.

아마 밤이어서 어두워 모르겠지만

내 얼굴은 피를 흘리는 수준으로 빨개져있었을 거다.

 

비교라는게 의미가 없지만,

고등학교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심장이 터질만큼 뛰었던 것 같다.

 

아.

진짜 큰일났다.

완전히 무장해제된 기분이다.

신발끈까지 묶어주는 남자였다니.

(사실 음주중이었던 관계로,

아주 조금은 그가 기억못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냥,

왠지 내가 설레하는거 들켰을까봐.)

 

인정하긴 싫지만

어딘가 내게 분명

순진한 구석이 있는게

틀림없다...

젠장.

 

 비나 실컷오지

왜 오다마는거야-

숙제해야되는데

나 왜이러고 있냐...

 

+

 

잘 매어두었다 했는데 어이도 없이

툭 풀려 버렸어요

잘 감추었다 했는데 신호도 없이

활짝 드러나 버렸어요

마음이 녹아내리고

습기를 잔뜩 머금은 꿈들

갈팡질팡이에요

당신은 나를 어쩌려고

어쩌려고 여기까지 불러냈나요

이 여린 봄빛을 도무지 어떻게 하라고

홀로 이리 세워두나요

무슨 아름다운 작정으로

나를 마음껏 풀어헤쳐 놓았던가요

 

황경신, Paper 2009.03

 

 


And
prev | 1 | ··· | 3 | 4 | 5 | 6 | 7 | 8 | 9 | ··· | 15 | next